건축물의 에너지 절약 설계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창호 공사에서 로이유리(Low-E Glass, 저방사 유리)의 적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 되었습니다. 하지만 현장에서 단순히 “로이유리를 적용했다”는 사실만으로는 에너지 효율을 완벽히 확보할 수 없습니다.
복층유리(Double Glazing) 구조에서 로이 코팅막이 1면, 2면, 3면, 4면 중 어느 위치에 형성되어 있느냐에 따라 건물의 여름철 차열(태양열 차단) 성능과 겨울철 단열(실내 열 보존) 성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. 코팅 위치를 잘못 설정하면 여름철 냉방 부하가 급증하거나 겨울철 난방 효율이 떨어지는 하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.
본 글에서는 로이유리의 방사율 원리부터 소프트/하드 코팅의 차이, 그리고 복층유리 코팅면 위치(1~4면)에 따른 열적 성능 변화 메커니즘을 상세히 비교 분석해 드립니다.

1. 로이유리(Low-E)의 원리와 코팅 종류
로이(Low-Emissivity)유리는 유리 표면에 은(Ag) 등의 금속 또는 금속산화물 박막을 극미세 두께로 코팅하여, 가시광선은 투과시키면서 열을 가진 적외선(Infrared) 영역의 파장은 반사하도록 제조한 고성능 유리입니다.

소프트 코팅(Soft Coat) vs 하드 코팅(Hard Coat)
- 소프트 코팅 (오프라인 코팅): 유리 제조 후 진공 진공 증착(Sputtering) 방식으로 은(Ag) 레이어를 코팅합니다. 방사율이 0.02 ~ 0.05로 매우 뛰어나지만, 공기 중의 수분과 산소에 노출되면 은이 산화되므로 반드시 복층유리 밀폐 중공층 내부면(2면 또는 3면)에 위치해야 합니다.
- 하드 코팅 (온라인 코팅): 판유리 판재 생산 공정 중 고온의 유리 표면에 산화주석(SnO2) 등을 분사해 화학 결합시킵니다. 내구성과 경도가 높아 외부 노출이 가능하지만, 방사율이 0.15 안팎으로 소프트 코팅 대비 단열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.
2. 복층유리의 코팅면 번호(1면 ~ 4면) 정의
복층유리는 두 장의 유리가 아르곤 가스 또는 공기층(중공층, Cavity)을 사이에 두고 결합된 구조입니다. 코팅면의 위치를 구분하기 위해 실외 쪽부터 순서대로 번호를 부여합니다.
- 1면 (Surface 1): 실외 공기와 직접 접하는 외측 유리의 외부면
- 2면 (Surface 2): 외측 유리의 내부면 (중공층을 바라보는 면)
- 3면 (Surface 3): 내측 유리의 내부면 (중공층을 바라보는 면)
- 4면 (Surface 4): 실내 공기와 직접 접하는 내측 유리의 내부면
주의: 소프트 로이유리는 공기 노출 시 산화 부식이 일어나므로 1면과 4면에는 시공이 불가능하며, 밀폐된 중공층 내부인 2면과 3면에만 적용할 수 있습니다.
3. 코팅 위치(2면 vs 3면)에 따른 성능 차이 메커니즘
로이 코팅이 2면에 위치하느냐, 3면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창호의 두 가지 핵심 지표인 열관류율(U-Value)과 태양열득량 계수(SHGC)가 크게 달라집니다.
2면 코팅 (외측 유리 중공층면): 차열(Cooling) 중심 설계
외부에서 강하게 들어오는 태양 복사열(단파 적외선)이 첫 번째 유리판을 통과한 직후, 2면에 위치한 로이 코팅막에 반사되어 실외로 다시 튕겨 나갑니다.
- SHGC(태양열득량 계수) 감소: 태양열이 중공층과 실내측 유리를 통과하기 전에 차단되므로 실내로 들어오는 열 유입이 극도로 제한됩니다.
- 주요 효과: 여름철 냉방 부하를 감소시키는 차열(Solar Control) 성능이 극대화됩니다.
- 추천 환경: 커튼월 건물, 서향/남향 창호 면적이 넓은 상업용 빌딩, 여름철이 길고 무더운 지역.
3면 코팅 (내측 유리 중공층면): 단열(Heating) 중심 설계
태양광은 1면과 2면을 지나 실내로 들어오지만, 실내에서 발생한 난방 열에너지(장파 원적외선)가 밖으로 나가려 할 때 3면의 로이 코팅막에 부딪쳐 실내로 다시 반사됩니다.
- U-Value(열관류율) 최적화: 실내 난방열이 외부로 빼앗기는 것을 막아주어 창호의 겨울철 단열 성능을 극대화합니다.
- 주요 효과: 겨울철 난방비를 아껴주는 보온 단열(Thermal Insulation) 성능이 뛰어납니다.
- 추천 환경: 추운 겨울이 긴 중부/북부 지역의 일반 주거용 아파트, 단독주택, 북향 창호.
4. 코팅 위치별 스펙 종합 비교표

5. 건물 용도 및 방위별 최적 로이유리 시공 가이드
- 대한민국 일반 주거용 아파트 (중부 지방 기준): 3면 로이 코팅 추천
- 한국의 주거 환경은 겨울철 난방비 절감이 에너지 관리의 핵심입니다. 태양열을 실내로 받아들이면서 실내 난방열 유출을 막는 3면 코팅이 가장 효율적입니다.
- 남향 및 서향 거실 전면창 (창면적이 매우 큰 경우): 2면 로이 코팅 또는 더블 로이 추천
- 여름철 오후에 쏟아지는 강렬한 서향 햇빛으로 인한 ‘찜통 현상’이 염려되는 곳은 2면에 코팅하여 태양열 차단율(SHGC)을 높여야 합니다.
- 상업용 오피스 빌딩 및 유리 커튼월 건물: 2면 로이 코팅 필수 적용
- 인공 조명과 PC/기기 발열로 인해 사계절 내내 냉방 부하가 큰 상업용 건물은 외부 태양열을 1차적으로 튕겨내는 2면 로이 시공이 에너지 절감에 결정적입니다.
6. 결론
로이유리는 단순한 단열재가 아니라 빛과 열의 방향을 제어하는 광학적 자재입니다.
- 겨울철 난방 단열이 최우선인 일반 주거 공간에는 실내열 반사율이 높은 3면 로이 코팅이 적합합니다.
- 여름철 태양열 차단과 냉방 효율이 최우선인 상업용 건물이나 일사량이 과도한 서향 창호에는 2면 로이 코팅을 적용해야 합니다.
창호 발주 및 시공 시 로이유리의 코팅면 번호(2면 vs 3면)를 정확히 지정하고 레이저 로이 감지기로 시공 위치를 철저히 검수하는 것이 제로에너지 건축물의 성능을 완벽히 구현하는 핵심입니다.